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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당신의 짓! 나는 들었어. 들었어!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 덧글 0 | 조회 54 | 2021-06-01 19:11:05
최동민  
그래! 당신의 짓! 나는 들었어. 들었어!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연필로 내가 내 팔을 찔러대는 것은 주사보다 더 아팠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용기가 필요 했다. 이 정도면 될까? 아니, 왕주사라던데. 너무 작아. 더 크게. 의심받지 않게 더 크게. 아팠다. 그래도. 그래도. 용기를 내어 연필을 힘있게 쿡 찌르자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따가웠다.말해줘요.아아 그 눈 빛. 나는 남편을 사랑했고,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사랑을 멀어지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게 도대체 웬일이라는 말인가!이상한 일들은 계속 생겼다.간호사의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가는 것 같다. 언뜻 올려다보니 얼굴이 붓고 피까지 흐르고 있다. 내가 좀 심했나? 그러나 할 수 없다. 좀 아프기는 하겠지만 죽은 것은 아니고, 또 언제 정신을 차릴 지 모른다. 간호사의 손에는 아직 진정제 주사기가 꽉 잡혀 있다. 그것을 빼앗아서 됐다. 나 대신 이 간호사가 잘 잠들어 있어 줄 것이다 그러나 옷은 필요하다.아아. 믿고, 사랑했던 남편이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이제는 막막하다.그런데. 지금은 원망스러운 마음이 갑자기 봇물처럼 밀려 올라온다.그랬다. 잊고 있었다. 나와 그 이와의 결혼을 그렇게도 반대하셨던 그 이의 어머님은. 이제 돌아가신 지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무엇일까? 햄릿에서와 같은 망령의 조화란 말인가?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의심하게 되는 사실. 내가 들은 목소리는 과연 누구의 목소리였단 말인가?남편의 열에 조금은 들뜬 듯한 말이 갑자기 내 귀에 확하고 들어온다. 이런 바보! 왜 그 말을 또 고깝게 생각하는 거지? 바보야! 그러나 나는 이미 들어버렸고 고깝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그러면 안 되는데. 그래서는 안 되는데.사랑하는 남자. 그 남자가 나를 없애려 하고, 나는 그 이유조차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아주 짧은 선들이 이루어지자, 나는 천천히 그
서둘러서 간호사의 옷을 입고 나니 어질어질 해지고 속이 메슥거려오기 시작한다. 미친 사람이 속이 메슥거리기도 하다니. 그렇다면 내가 미친 것일까? 아니면?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테지.모든 것이 내 예상대로다. 간호사는 뭔가 주사기를 들고 왔다. 진정제 주사겠지. 그래. 간호사는 주사기를 들고 주사바늘을 하늘로 향하게 하여 주사기 안의 공기를 뺀 후 약의 눈금을 맞춘다. 그래. 잘하고 있어. 그리고 내게로 몸을 굽히고. 이 때다!깨어나신 모양입니다.내 침대가 있는 곳의 창가. 보통의 유리창보다도 훨씬 작은 창문에 블라인드까지 쳐 놓고 있어서 먼 회상 같은 가느다란 햇빛 밖에 들어오지 않는 콘크리트 창가. 부서져라. 그리고 날아라. 너야말로 프로메테우스의 독수리.죽은 새의 차가워진 몸. 그건 깃털 속으로 비참하리만치 앙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대롱거리던 목. 그때의 남편의 그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그렇지. 지시. 죽으라는 지시였을 것이다. 맨 처음의 그 날. 그래. 면도칼로 동맥을 베라고 했을 것이다. 스스로. 화장실로 걸어가서 내 지문을 묻히면서 면도칼을 집어서. 그러나 눈을 감은 상태에서 그것이 제대로 될 수 있었을까?사방을 둘러 보아도 보이는 것은 없다. 아니 있다. 불에 타서 구멍이 뚫린 교탁의 모습이 갑자기 나타난다. 그리고 아직도 식지 않고 불에 달아 올라 있는 부지깽이. 그로테스크한 주사기를 들고 성숙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선생님의 빛나는 안경 고개를 돌리면 그 사이에 보이지 않고 있던 물건들이 마치 땅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쑥쑥 나타난다. 이지러진 물건들.그리고 관에서 주도한 병원이라면 당연히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직된 사고를 지닌 공무원들. 그래. 얼굴을 모르는 간호사가 하나쯤 돌아다닌다고 그게 말단 경비원에게 뭐 그리 대수로울 일이겠는가? 침착하면 된다. 새로 왔다고. 새로 온 사람일 뿐이라고 이야기 하면 된다. 아! 그래! 그리고.오지 마! 오지 맛!목을 조르는 것은 뱀같이 차가운 팔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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